우리 지역 한인신문에도 MA주 내 고등학교 순위 기사가 올라왔다.
https://www.usnews.com/education/best-high-schools/national-rankings
나는 이 순위가 그리 의미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긴 이 잡지의 다른 순위들도...)
이것은 성적으로 상위권, 중위권 같은 대략적인 수준을 알아보는데는 상대적으로 간단하면서 유용한 한가지 방법일 수도 있지만, 1-10등 같이 최고 순위를 나누기에는 별로 적절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단 이런 학력으로 순위를 매기는 것이 적절하냐는 것은 별도로 하고도...)
하지만, 신문 등은 이것이 어떤 의미의 것인지 얘기하기 보다는 그냥 사람들로 하여금 1-10등과 같은 순위 자체에 눈이 가게 만드는...
이 순위의 결정에는 AP (+ IB) 시험이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 12학년 학생들 중에서 한과목이라도 AP (+ IB) 시험을 친 학생의 비율
- 한과목이라도 Passing score (AP 3점)을 받은 학생의 비율
- AP (+ IB) 시험을 여러 과목 친 학생 비율과 pass score를 받은 학생 비율
(그런데, 이번 순위는 2017-2018 학년도 시험 데이타 사용했더군요. 2019년 자료가 아직도 없다는 얘긴가...)
어떤 분야에서 순위를 매기는 것은
복잡한 현실의 다양한 측면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대개 문제가 소지가 있기 마련이다.
100m 달리기에서 0.01초의 차이가 무슨 의미가 있냐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기준으로 순위를 나눌 수 있는 것은
최소한 거기에 참여한 선수들이 더 빨리 달리는 것을 목표로 노력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0.01초 차이가 그 날의 우연이었을 뿐이라 하더라도
일단 같은 목표와 기준으로 경쟁하였으므로..
그런데, 만약 애초에 빨리 달리는 것이 목표가 아닌 사람들이 많았다면
시간을 기준으로 한 순위는 그 의미를 많이 잃게 될 것이다.
빨리 달리는 것을 목표로 한 선수들만 따로 순위 경쟁에 참여하게 하든지...
문제는 현실에서 이런 한가지 기준이 목표가 아닌 상황에서
이런 경쟁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 (또는 학교)들도 순위의 대상이 되어버린다는 것...
학력을 기준으로 순위를 나누는 것 자체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지만
일단 그것을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그 기준은 대부분 사람 (학교)들이 더 높히고 싶어하는 지수 (점수, 비율)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그런 지수가 간단하지 않다는 것.
그래서, 현실적으로 측정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운 것을 사용하는데
이런 AP 시험 비율도 그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모든 고등학교가 이 비율을 높히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지는 않다는 점이다.
즉, 어떤 고등학교에서는 이 비율을 높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 가능한 많은 학생들이 AP 수업을 듣도록 한다.
심지어는 AP 수업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는 학생들조차도...
그래서, 어떤 지역에서는 AP 시험을 친 학생 중에 1-2점 (failed scores)을 받은 학생의 비율이 상당한 학교들도 있다.
전국 최고 순위의 학교들 중에는 학교 교과 과정을 완전히 AP에 맞춰서 운영하는 곳도 있고,
주 예산으로 AP 시험 비용을 지원해 주면서 많은 학생들이 AP 시험을 치도록 하고, AP 비율을 높히면 학교와 선생들이 인센티브를 받는 곳도 있다고 한다.
(이 신문의 순위 발표가 이런 것에 영향을 주었을 거라고 짐작한다.)
반면에 다른 어떤 고등학교에서는 AP 수업을 무리하게 듣는 것과 과열된 성적 경쟁이 학생들에게 좋지 않다고 생각해서
학생/학부모들이 더 듣고 싶어하지만, 학교에서 제한을 해서 더 듣지 못하게 한다. (내가 있는 근처에는 이런 학교가 더 많아 보인다.)
그럼, 이런 학교는 별로 좋지 않는 학교일까?
뭐,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AP 시험 비율은 고등학교의 대략적인 학력 수준을 비교하는데 간단하면서 유용한 지표의 한가지가 될 수도 있지만, 이것을 가지고 최고 등수를 나누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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