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August 27, 2017

미국 대학: 인가 (Licensed)와 인증 (Accredited)

대학 같은 과 동기 동생의 아내인 "신애라"씨가 현재 HIS University에서 가정사역 (Family Ministry) 박사 (Ph.D.) 과정을 밟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http://news.joins.com/article/21876830

그런데, 이곳은 Accreditation (인증)이 없는 대학이다.
그 대학에 대해서 잘 모르고 남의 상황도 잘모르므로 함부로 애기하는 것은 좋지 않겠지만, 조기유학 자녀의 기러기 엄마들이 체류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Accreditation이 없는 한인 신학대학들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아이들을 미국 학교에 보내기 위해서 비자 유지를 한다는 얘기를 들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미국에서 한인 교수가 한국 학생들에게 한국어로 강의하는 비인증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는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본인의 의도가 어떻든, 정식 인증 (Accreditation)이 없는 대학을 졸업하면 앞으로도 "가짜 학위" 논쟁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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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학교에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인증 (Accreditation) 제도가 있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미국 대학은 허가와 인증과 관련해서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1) State 정부에 등록하고 허가 (인가, 승인)를 받은 대학
(2) 국토 안보부에서 SEVP (Student and Exchange Visitor Program) Certification을 받아서 I-20를 발급할 수 있는 대학 (즉, F1 유학 가능)
(3) 연방 교육부에서 인정하는 공신력 있는 인증기관 (Nationally Recognized Accrediting Agencies)으로부터 Accreditation을 받은 대학

(1)의 승인만 받으면 합법적인 학위를 주는 정규 대학이 맞고 (최소한 해당 state에서)
(2)의 승인을 받으면 I-20 발급할 수 있어서, F1 비자로 정식 유학을 올 수도 있지만
(3)의 인증이 없으면 일반적으로 인정받는 "정식" 대학이 아니라, 우리 나라로 치면 "학원"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예외도 있지만...)

미국에서는 기본적으로 중앙정부 (연방 교육부)에서 대학에 직접적인 규제를 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고, 대학의 설립 등록도 주 정부에 한다. 그리고, 미국의 대학 설립 기준은 한국보다 휠씬 낮아서 한국의 "학원" 수준의 곳도 대학으로 State (주 정부)의 허가를 받을 수 있다. 대신 실질적인 Quality Control은 비영리 민간 기관 (일종의 대학 연합체)인 Accrediting Agency가 맡는다.

대학 소개에 State (주 정부)의 승인을 받았다는 "approved", "licensed", "authorized" 등의 문구를 써놓은 곳이 있는데, 이것만 있다는 것은 다시 말하면 정식 Accreditation이 없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서, "XXX University is a private institution licensed to operate by the California Bureau for Private Postsecondary Education (BPPE)." 여기서 BPPE는 인증기관이 아님.) 또한, "XX에 recognized"라거나 "국제XX협회" 정회원으로서 국제적으로 학위를 인정받는다고 써있기도 하는데, 대개 별의미가 없는 것이다.

이런 곳은 그 state에서 법적으로 정규 대학이 맞긴 하지만, 한국에서 생각하는 대학이 아니고 미국에서도 많은 곳에서 "정식" 대학으로 인정을 받지 못한다.

인증기관 (Accrediting Agency)들은 사설 단체이므로 권위와 공신력이 있는 유명 기관도 있고 그렇지 않은 기관도 있어서, 누가 정말 권위있는 기관인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미 연방 교육부에서 발표하는 리스트를 따른다. 그러므로, 이곳에 나오지 않는 대학은 일반적으로 좋은 곳이라고 할 수 없다. (역시 예외가 있을 수 있겠지만...)
https://ope.ed.gov/accreditation/Search.aspx

그리고 다음에서도 관리를 한다: CHEA (Council for Higher Education Accreditation)
http://www.chea.org/

이건 단지 유명한 대학과 유명하지 않은 대학 정도의 차이가 아니라, Accreditation이 없으면 실질적으로 "정식" 대학이라고 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Accreditation이 있는 대학에서는 Accreditation이 없는 대학을 "정식" 대학으로 간주하지 않고 그곳의 학점과 졸업장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원칙적으로 이를 이용해서 Accreditation이 있는 다른 학교로 편입하거나 대학원에 진학할 수 없다.

예를 들어서, UCLA 대학원 입학 자격에는 기본적으로 Regional Accreditation을 받은 대학 학사 학위가 필요하다. https://grad.ucla.edu/admissions/faqs/  : "The University requires that an applicant hold a bachelor's degree from a regionally accredited institution, ..."

연방정부에서도 "정식" 대학으로 인정하지 않아서 연방정부 job 지원때 Accreditation이 없는 학위는 원칙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며 (State job에도 일반적으로 안된다고 함), 학교를 다닐 때 연방정부의 학자금 지원/대출 (Federal Financial Aid)도 받을 수 없다. 그리고 상당수의 괜찮은 회사에 취업할 때도 보통 인정받지 못한다. (물론, 예외적으로 특별한 분야에 따라 다른 곳도 있고, 또는 좋은 "학원"을 나온 것으로도 취업이 잘 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또한 미국에서 한국인과 같은 외국인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는
(2) SEVP Certification만 받으면 F1 비자를 받아서 유학을 할 수 있고 졸업 후 OPT (Optional Practical Training)를 받아서 1년간 취업을 할 수도 있지만,
(3) Accreditation을 받지 못하면 원칙적으로 H1B 취업비자취업 영주권의 전문직 학위 자격이 되지 않아서, 졸업 후 취업을 하고 영주권을 받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그런 곳 학위가 정식 인증을 받은 대학과 동일한 수준이다는 것을 따로 증명해서 H1B를 받을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은 있는데, 실제로 얼마나 많이 승인되는지는 모르겠음)

Accreditation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졸업 후 취업할 수 있다고 하거나, 학교 내 특정 한가지 프로그램만 인증을 받았음에도 학교 전체 프로그램이 인증을 받은 것처럼, 또는 석사 학위만 인증받았는데 학사/박사 학위도 인증받은 것처럼 광고하는 곳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인증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공신력 있는 인증기관으로부터 받은 것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몇년전 한국에서 신정아 사건으로 가짜 학위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었을 때, (1)은 받았지만 (3)은 받지 못한 대학에서 학위를 받은 사람들이 자신의 학위는 "진짜"라고 주장을 했었다. 정부의 인가를 받지 않은 "가짜" 대학의 졸업장은 사기이지만, 자신이 받은 것은 합법적인 대학의 "정식" 학위라구요. 하지만, 미국 시스템을 아는 사람 (언론)들이 그것이 의미없는 학위임을 지적했었다. 그리고, 그때 가장 많이 얘기 나온 것이 개신교 목사들이 Accreditation이 없는 한인 신학대학에서 받은 목회학 박사 (D.Min) 학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최순실 씨가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하는 대학도 인증을 받지 못한 곳이다.
* https://brunch.co.kr/@sangwonsuh/95
* http://www.hankookilbo.com/v/e587d2a3712a469aad184ec2512b3c60


한국에는 외국 박사 학위를 받고 한국에 등록하는 제도가 있는데, 인증 (Accredited)을 받지 못한 대학의 학위는 대상이 아니다. (http://dr.nrf.re.kr/report/reportNote)

한국에서는 정부의 승인 (= 인가)이 "Accreditation"을 포함한다고 봐야하기 때문에, "Accreditation"이 없으면 "비인가"라고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그래서, "Accreditation"을 "인가"라고 번역하고, 이것이 없으면 "비인가" 대학이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의 재판에서도 이것이 논쟁이 된 적이 있었다고 들었다. 보통은 State 정부의 승인은 "인가", "Accreditation"은 "인증"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쨌든 한국과 다른 제도 때문에 혼동이 있을 수 있고,어떤 사람들은 그것을 이용해서 쉽게 그럴듯한 간판(title)을 달려고 하고...

결국, 비자간판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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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 교육부에서 인정하는 인증 기관에는 Regional Accreditation과 National Accreditation이 있다.
* Regional Accreditation은 지역 별로 총6개의 기관이 있다: Middle States, New England, North Central, Northwest, Southern, Western
* National Accreditation은 직업교육, 전문 분야, 종교, Online 교육 등에 대한 것이 많다.

이 두가지 분류 이름만 들으면 National Accreditation이 더 권위가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Regional Accreditation이 전통적으로 더 높은 권위를 가져서, Regional Accreditation이 있는 대학에서는 National Accreditation만 있는 대학의 학점과 학위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유명 대학들은 모두 Regional Accreditation (각 대학의 전체 프로그램에 대해서 Institutional Accreditation)을 받았으며, 거기에 추가로 법대/의대/치대/수의/간호/경영/건축/신학 등 전문분야에 대해서 각 분야별로 Programmatic/Specialized Accreditation (National Accreditation)을 받은 경우가 많다.

종교 학교 (신학대학)는 그 특수성 때문에 일반대학에 비해서 예외가 주어져서 State에 등록하고 인가를 받기가 더 쉽다고 한다. 한인이 세운 작은 신학대학들은 아마 그런 이유로 시작된 것으로 생각하며, Accreditation이 없는 곳이 많다.

정식 기독교 신학대학의 인증 기관 (National Accreditation)으로는 다음 3곳이 있다.
* ATS (Association of Theological Schools)
* ABHE (Association for Biblical Higher Education)
* TRACS (Transnational Association of Christian Colleges and Schools)

이중 TRACS는 성경의 무오류설과 비진화적 창조론을 믿는 기관으로서 부시 대통령 때 미국 연방 교육부에서 인정하는 기관으로 승인되었는데, 여러번 반대 끝이 승인을 받아 상당한 논란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TRACS에는 우리가 들어본 유명한 신학 대학들은 거의 들어 있지 않다.

예를 들어서, 한국에 많이 알려진 Princeton Theological Seminary, Westminster Theological Seminary, Fuller Theological Seminary, Union Theological Seminary, 그리고 Harvard, Yale의 신학대학 등은 그 학교가 속한 Regional Accreditation과 신학대학 인증기관인 ATS의 인증을 둘다 받았다.

위에 얘기한 HIS University은 현재 TRACS의 인증을 받으려고 하고 있다고 한다.
* http://www.hisuniversity.org/eng/aca_1.php
  "His University is at the Pre-Accreditation Stage with the State of California. We are currently going through the process for accreditation with Transnational Association of Christian Colleges and Schools (TRACS)."
* http://www.hisuniversity.org/kor/aca_1.php
 "HIS 대학교는 현재 캘리포니아 주 교육부가 인정하는 승인 기관 ‘TRACS (Transitional Association of Christian Colleges and Schools)’로부터 예비 승인을 받은 상태입니다."

그런데, 이 설명은 좀 이상하다. 영어 버전에는 California State에 Pre-Accreditation이라고 나오는데, Pre-Accreditation은 State가 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한글 버전에는 영어 버전과 다르게 TRACS로부터 예비 승인을 받았다고 하지만, TRACS (http://www.tracs.org/TRACS_Members_new.html)에는 HIS University가 Candidate로 나오지 않는다. (Pre-Accreditation 이란 'Candidate'를 뜻함.)
--> (20171013) 문의를 해보았는데, TRACS로부터 아직 예비 승인 (Pre-Accreditation)을 받지 않았다고 하는군요. 그러니까, 위 글은 거짓말.
--> 2019년 11월에 TRACS에 Candidate가 되었다고 함.

비인증 대학이 캘리포니아 주에 많은데
몇년전에 만들어진 캘리포니아 주법에 의해서
2017년 7월 1일까지 Pre-accreditation (= Candidacy)을 받아야 하고
2020년 7월 1일까지 Full Accreditation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
이를 받지 못하면 학교 문을 닫아야 한다고 되어 있다.
2017년 7월 1일 기준이 이미 지나갔는데, 어떻게 정리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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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Accreditation을 받은 대학 중에는 각 분야에서 더 유명한 곳도 있고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미국에 Accreditation을 받은 4년 대학은 2500개 정도라는 글을 보았고, 2/4년제 합쳐서 5300개 정도라는 신문 기사도 보았다. 연방 교육부의 Accredited Institution ID를 세어보았더니 9729개 였다. 정확한 숫자는 모르겠지만 이처럼 많은 대학들 중에서, 사람들이 보통 대학 순위를 말할 때는 아주 소수의 상위 대학에만 관심이 있는 경우가 많다. Top 100위 이하만 되어도 우습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 Top 100-200위도 전체 대학 갯수를 생각해보면 상당히 좋은 곳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Accreditation이 없는 대학은 아예 이런 순위에 고려 대상조차 되지도 못한다. (남들이 얘기하는 순위가 별 의미없는 것인 경우가 많지만...)

물론 세상에는 다양한 학교가 있고, Accreditation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며, 진학, 취업, 이민법 등 모든 것에 예외나 다른 경우들이 존재하겠지만, 일반적으로 제대로 된 Accreditation이 없는 대학은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한국 사람이 미국에 유학을 온다면, Accreditation이 있는 대학에, 그것도 가능하면 Regional Accreditation이 있는 대학에 유학을 와야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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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2001년부터 website의 ".edu" domain name은 accreditation을 지 못한 학교는 사용할 수 없게 되어, 그런 곳은 보통 ".org"나 ".com"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서, http://www.hisuniversity.org/   (단, 그 전에 이미 ".edu"를 가지고 있는 학교는 그것을 계속 유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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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gional vs. National Accreditation
  http://www.edsmart.org/regional-vs-national-accreditation/

* 학위 인정에 대한 연방 교육부의 지침(1)
  http://kr.christianitydaily.com/articles/74740/20130904/%ED%8A%B9%EB%B3%84-%EA%B8%B0%EA%B3%A0-%ED%95%99%EC%9C%84-%EC%9D%B8%EC%A0%95%EC%97%90-%EB%8C%80%ED%95%9C-%EC%97%B0%EB%B0%A9-%EA%B5%90%EC%9C%A1%EB%B6%80%EC%9D%98-%EC%A7%80%EC%B9%A8.htm

1 comment:

Unknown said...

안녕하세요, 미국대학 승인 분류에 있어 엄청나게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한가지 여쭤보고싶은게 있는데요, 혹시 제 메일로 연락을 받을 수 있을까요?
kshr111222@gmail.com 입니다.
제가 대학진학에 있어 엄청 고민하고 있던 찰나 이 글을 보게되었습니다.
연락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