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une 27, 2016

아이비리그에 다니던 우리 아이들, 44%가 중도에 탈락

(예전 글 옮기기)

2008년에 보도된 기사.

* http://www.koreatimes.co.kr/www/news/nation/2008/10/117_32124.html
44% of Korean Ivy League Students Quit Course Halfway


*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704735
하버드·스탠포드 등 명문대 한인학생 44%가 중퇴

하버드나 예일 코넬 컬럼비아대 등 아이비리그나 스탠포드 UC버클리대 듀크 조지타운 등 명문대학에 입학한 한인 1.5세 2세들의 중퇴율이 44%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
◇ 2명중 1명이 졸업 못해=논문에 따르면 지난 1985년부터 지난 2007년까지 명문대를 입학한 한인 학생 1400명을 조사한 결과 56%에 해당하는 784명만이 졸업을 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평균 중퇴율 34%를 넘는 수치다. 뿐만 아니라 유대계 12.5%에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많은 수치며 인도계 21.5% 중국계 25%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다.


* http://article.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3396532&cloc=
“미국 명문대 유학 특목고 출신, 영어 달려 중도 탈락 적지않다”

한국계인 새뮤엘 김 박사가 올여름 컬럼비아대에 제출한 학위논문에 따르면 미 명문대에 진학한 한인 1.5세와 2세들의 중퇴율은 44%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http://news.donga.com/3/all/20081006/8639615/1
[시론/정갑영]아이비리그 중퇴가 많은 이유
유 학생 증가에 따른 사회적 부작용도 만만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가족의 희생을 무릅쓰며 어렵게 이루어진 유학이 제대로 성공을 거두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최근 발표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2년간 하버드, 예일, 코넬대 등 14개 미 명문대에 진학한 한인 학생의 44%가 중도에 탈락했다고 한다.


* 최근에 올라온 허핑턴포스트의 글

http://www.huffingtonpost.kr/duksung-joh/story_b_5832720.html
유학간 수재들, 왜 다수가 중도에 탈락하나?

1. 아이비리그에 다니던 우리 아이들, 44%가 중도에 탈락

5 년 전, Samuel Kim 박사의 콜럼비아 대학 박사학위 논문이 큰 물의를 빚은 적이 있었습니다. 김박사의 논문 내용이 문제였던 것이 아니고, 그 분이 발표한 통계 조사 결과에 대한 우리 한인 사회의 반응이 문제였지요. 그 논문에서 지적한 한인 2세 교육의 문제점들은 한인 학부모들에게 더없이 귀중한 정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교육 업자들이 중심이 되어 김박사의 통계자료를 마치 조작되고 과장된 것인 양 매도했고 그 의미를 고의적으로 축소했기 때문에, 김박사의 연구 조사가 우리 한인 사회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한 채 묻혀가고 있고, 한인 사교육계의 그릇된 관행은 변함없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Samuel Kim 박사는 20년 동안 아이비리그 대학에 입학했던 한인 학생들 중에서 1,400명을 무작위로 뽑아 조사했는데, 그 중 졸업을 한 사람은 56%에 불과했고, 나머지 44%는 중도에 탈락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연구의 대상은 여러 한인언론 매체들이 발표한 바와는 달리 한국에서 유학 온 학생들만이 아니었고 전체 한인 학생들이었기 때문에, 이 통계는 유학생 및 한국계 교민 자녀들 전체에 대한 것이라고 보는 편이 옳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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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사로부터 한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은...
"미국 아이비리그에 간 한국 유학생들 중 거의 반 정도가 중퇴를 하고 졸업하지 못한다."

위에 다른 기사와 글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최근에 본 위 허핑턴포스트의 글은 더욱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인용한 논문의 통계에 대해서 몇가지 이슈가 있음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원하는대로만 해석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먼저 요점을 말하자면...

(1) 이 논문의 통계는 아이비리그 뿐만이 아니라 다른 여러 대학을 합친 것으로,
그 중에서도 UC Davis (그 다음으로는 UC Berkeley)의 데이타가 크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2) 처음 이것이 보도되었을 때, 이 논문의 데이타에 대해서 논란이 있었다.
미 연방 정부의 통계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봐서
다른 방법이나 다른 의미로 계산된 통계이거나, 최초에 보도한 기사가 곡해한 것일 수 있다.
그리고 데이타의 신뢰성에 의심이 간다.

논문의 숫자는 "중퇴율"이 아니라 "4년 졸업률"이다. 그마저 정확한 통계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3) 이 데이타는 유학생에 대한 것이 아니라, 미국에 사는 한인 교포 (Korean-American)에 대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한인 학생'이라고 나오는 것을 쉽게 '한국 유학생'으로 생각해 버린다. 뭐, 한국 유학생이나 한인 교포 학생이나 비슷한 점이 많을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너무 쉽게 유학생으로 바꿔서 해석해 버리는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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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4% 중퇴율은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믿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비율이다.
하지만, 이 숫자가 평소에 자신이 가졌던 생각...
그러니까, 한인 학생들이 성적과 명문대 진학에 무리하는 것에 문제가 많다는 생각에 맞으면
쉽게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다.

모든 통계는 거짓말을 하기 때문에 (만든 사람이 거짓말을 하든, 듣는 사람이 잘못 이해하든)
어떤 통계를 가지고 얘기를 할 때는 (특히, 전문가로서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얘기를 할 때는)
그 의미가 무엇인지 좀더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고, 자기가 주장하고 싶은 것에 도움이 되어 보이는 통계이기만 하면
그것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이해를 하지도 않고, 그것을 왜곡해서 인용하는 것이 싫다.

물론 나도 원래 논문을 찾아 읽을 수 없어서, 자세한 내용을 알 수가 없지만
몇가지 문제점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다음 설명과
http://www.ivycollegeprep.net/imported-20110121194859/2008/11/11/what-are-the-actual-college-retention-rates-for-our-leading-1.html

다음 통계를 보면  (그리고 각 대학에서 조사해서 발표하는 통계를 보면)
http://nces.ed.gov/collegenavigator/

2007-2008년 통계에서 아이비리그 상위권의 중퇴율이 5% 이하이고,
다른 아이비리그도 8% 이하라고 한다. (보통 6년 이내 졸업률을 조사함.)
하지만, 인용한 논문에서 전체 평균 중퇴율이 34%를 넘는다고 한다.

논문에 나온 자체 숫자만 비교해 봐도
한인 44%, 인도계 21.5%, 중국계 25%라고 나오는데
이의 단순 평균값이 (44+21.5+25)/3 = 30.2%이고,
한인, 인도계, 중국계의 중퇴율이 가장 높다면
실제로는 인도/중국계 학생수가 한인 학생보다 더 많고
백인 등 타인종들도 휠씬 많아서 전체 평균은 이보다 휠씬 낮아지므로
전체 평균이 34%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나는 전체 학생들의 입학과 졸업에 대한 가장 정확한 정보를 알고 있는 대학교의 통계와
그것을 모은 연방 정부의 통계를 더 신뢰한다.

이 논문에서 말한 중퇴율은 미 연방 기관인 NCES에서 발표한 통계와 다르게 정의된 것이고
그 방법론이 잘못되었을 것으로 보이며,
신문들이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로 왜곡해서 보도했고
사람들도 이를 다르게 오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이 데이타는 "아이비리그 대학에 입학했던 한인 학생들 중에서 1,400명을 무작위로 뽑아 조사"한 것이 아니다.

이 논문에는 아이비리그가 아닌 다른 대학들이 여럿 포함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도 UC Davis와 UC Berkeley은 NCES에 나온 중퇴율이 각각 21%와 12%로서
다른 아이비리그 대학의 중퇴율보다 휠씬 높다.
거기에다가, 이 두 대학의 정원은 아이비리그 대학들보다 ​휠씬 많아서
만약 학생 수에 비례하는 sampling을 했다면, 이 통계는 이 두 대학에 매우 편향된 것이 된다.
(UC Davis와 UC Berkeley가 800명, 다른 대학이 600명 정도라고 한다.)

특히 이중에서 아이비리그 급이라고 하기에는 어려운 UC Davis는
학생 정원이 가장 많고, 중퇴율이 가장 높아서
이 통계의 평균값에 가장 큰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이는데,
대부분 기사에서 UC Davis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이것 조차도 전체 중퇴율 34%를 설명할 수는 없으며,
34%가 무언가 잘못되었거나 다른 의미의 숫자라고 생각한다.

미 연방 정부 통계에 아이비리그의 4년 졸업률은 83-90% 정도이고
UC Davis의 4년 졸업률이 51% 정도인 것을 봐서,
위 논문은 UC Davis의 데이타를 많이 포함한 4년 졸업률로 보인다.
(논문 저자가 "4년 졸업률"이 맞다고 했다고 함.)

이것을 가지고 '아이비리그 등 미국 명문 대학'이라고 부르는 것은
신문 기사의 속성상 그래도 좀 이해가 가지만
이것을 '아이비리그 대학' 통계라고 부르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 생각한다.

비록 아이비리그가 아닌 다른 대학의 데이타가 섞여있다 하더라도
아이비리그와 비슷한 통계값을 갖는 곳이라면
그것을 아이비리그 대학 통계라고 불러도 문제가 좀 적겠지만,
아이비리그와는 통계값이 상당히 다른 대학의 데이타를 많이 섞어 놓은 것을
아이비리그 대학 통계라고 부르는 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할 것이다.

이것은 마치 예를 들어서, 한국에서 대학생의 졸업률을 조사하면서
서울대, 연대, 고대 학생 600명과
부산대와 국민대 (그냥 랜덤하게 쓴 것임) 학생 800명을 대상으로 하여,
군대에 가서 졸업이 늦어진 것도 미졸업으로 간주하고
입학 후 4년 이내 졸업률을 계산한 것을
처음 신문 보도에서 "SKY 및 한국 명문대 졸업률"이라고 쓰고
다음 사람들이 이를 "SKY 중퇴율"이라고 말하는 것에 비유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 수치가 사실이기 어려운 것이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많은 명문대학에서 한인 학생들이 지금보다 휠씬 적게 합격해야 한다.
졸업률이 대학의 순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어떤 특정 부류의 학생들의 졸업률이 월등히 나쁘다면
대학에서 그런 학생들을 계속 뽑지 않기 때문이다.

이 글을 쓴 사람은 원래 논문의 데이타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지적을 "일부 사교육 업자들이 중심이 되어" 매도한 것으로 치부했는데,
도대체 원래 논문 데이타에 대해서 어떤 조사를 해 본 것일까?


* 위 기사들을 보면, 한국의 교육과 한국 유학생의 문제를 얘기하면서
이 자료를 인용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원래 논문의 제목은
"First and Second Generation Conflict in Education of the Asian American Community"으로서
2008년 처음 기사에도 "한인 1.5세 2세들"이라고 나오며
다른 영어 기사에도 Korean-American, Chinese-Americans, Indian-American이라고 나온다.
즉, 이 데이타는 유학생이 아니라 미국에서 자란 교포에 대한 것으로 보인다.

위 허핑턴포스트의 글은 이런 이슈를 인지한 것으로 보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유학 온 학생들만이 아니었고 전체 한인 학생들이었기 때문에"
"유학생 및 한국계 교민 자녀들 전체에 대한 것"이라고 쓰면서
굳이 유학생의 문제로 얘기하려 했다.


* 여기서 '중퇴율'이라고 부르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중퇴'라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보통 이 말을 '중도에 탈락' 또는 'Drop out',
즉, 성적이 나빠서 원래 대학에서 짤려서 결국 다른 어느 대학도 졸업하지 못했거나,
대학을 졸업했더라도 원래 입학한 대학의 수업을 따라갈 수 없어서
이보다 휠씬 낮은 수준의 대학으로 옮긴 것을 뜻하는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중에는 분야를 바꾸기 위해서 다른 학교로 옮겼거나
더 좋은 대학으로 옮긴 경우도 있으므로,
"중퇴"리거 하면서 그들을 단순히 실패자로 치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여기서 말한 '중퇴율'은 사실 4년내 졸업률이고
이중에 상당수는 단순히 졸업이 늦어진 것일뿐 결국 그 대학을 졸업하지 못했다는 뜻이 아니다.
또는 다른 (또는 더 좋은) 대학으로 옮긴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서, UMass Amherst의 통계를 보면, 6년 졸업률 83%, Transfer Out rate 11%로, 6년내 졸업하지 못한 학생들 중에 Transfer Out 비율이 높다.)

왜 그들이 처음 입학한 학교를 졸업하지 않았는지 알지 못한 상태에서
아니, 알려고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냥 자신의 선입관에 있는 판단을 내리는 것 같다.


* 비록 이 논문의 데이타에 문제가 있었다 하더라도
어쩌면, 타 민족 학생들과의 비교해서 한인 학생들의 중퇴율이 높다는 것은
나름대로 좀더 의미를 가질지도 모른다.
물론, 정확히 어떤 것에 의한 차이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겠지만...

하지만, 인용된 숫자들에 의심이 가기 때문에, 다른 민족간의 비교에도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한인 학생 14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라고 하는데,
중국,인도,유태 학생들의 데이타도 같은 방식으로 추출하여 비교한 것이 맞을지...
어쩌면, 다른 사람이 다른 모집단에서 sample한 다른 데이타의 통계를
자신이 얻은 한인 학생의 통계와 단순 비교한 것은 아닌지...

사실 나는 미국에 사는 한인 학생들과 중국인 학생들이
공부와 시험 성적, 그리고 명문대를 강조하는 것에 그리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사는 동네를 보면, 도리어 중국인들이 더 심한 것 같다.

만약 한인 학생들의 중퇴율이 중국인 학생들보다 상당히 높다면
그것은 한인 학생들의 공부 방식과 명문대 강조의 문제라기 보다는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을 것 같다.


* 위 허핑턴포스트의 글에는 다음과 같은 말도 있는데
이 주장에 근거가 될 믿을만한 데이타가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요즘도 미국 상위권 대학에서 '표절행위'로 처벌 받고 떠나는 학생들 전체의 과반수가 코리안이라는 사실..."


* 한인 학생들의 공부 방식과 대학 진학과 관련해서 개선할 것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주장을 할 때 인용하는 'Fact'에 대해서 좀더 주의를 기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허핑턴포스트의 글의 주된 내용인 영어 교육의 문제에 대해서는
의미가 있는 내용들이 들어 있겠지만,
이 논문을 이런식으로 인용하는 것을 보고는 글 전체에 대한 신뢰가 상당히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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